중개로 먹고사는데, 하루 종일 임차인 전화만 받고 있습니다
중개로 먹고사는데, 하루 종일 임차인 전화만 받고 있습니다
저는 공인중개사입니다. 동네에서 사무소 하나 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건물 몇 개 관리도 같이 맡고 있습니다. 건물주분들이 "이왕 거래한 김에 관리도 좀 봐달라" 하셔서 시작한 거예요.
처음엔 좋았어요. 관리비 받으니까 매달 고정 수입이 생기잖아요. 근데 요즘은 솔직히 후회될 때가 있습니다.
중개는 손님이 와야 돈이 되는데
중개라는 게 그래요. 손님이 왔을 때 잘 잡아야 돈이 됩니다. 매물 보여주고, 상담하고, 계약까지 끌고 가는 거. 이게 제 본업이고 제일 큰 수입이에요.
근데 정작 손님 상담하는 중에 전화가 울려요. 관리하는 건물 임차인이에요.
"화장실 물이 안 내려가요." "윗집이 시끄러워요." "관리비 고지서 다시 보내주세요."
손님 앞에 두고 이 전화를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매번 갈등합니다. 안 받으면 임차인이 삐지고, 받으면 손님이 기다리다 가버리고.
"큰돈 되는 손님은 앞에 있는데, 전화는 잔돈 되는 일로 울립니다"
본문 이미지
계약 한 건 놓치면 관리비 몇 달치예요
한번은 이런 적이 있어요. 매매 손님이랑 한참 상담 중이었는데, 관리 건물에서 전화가 계속 왔습니다. 안 받을 수가 없어서 양해 구하고 받았어요. 별것도 아니었습니다. 주차 문제였어요.
전화 끊고 오니까 손님이 좀 식었더라고요. 결국 그 건은 다른 사무소로 갔습니다.
그 매매 한 건 수수료가, 관리비 몇 달치였어요. 주차 전화 한 통 받느라 그걸 날린 거죠. 그날 진짜 허탈했습니다.
관리를 더 맡을수록 중개를 못 하게 돼요
이게 진짜 아이러니예요. 관리 건물을 늘리면 고정 수입은 늘어요. 근데 그만큼 전화도 늘고, 잔일도 늘어서, 정작 본업인 중개에 쓸 시간이 줄어듭니다.
그러니까 작은 수입(관리비)을 늘리려다가 큰 수입(중개)을 깎아먹고 있는 거예요. 저는 한참 동안 이걸 몰랐어요. 그냥 "요즘 왜 이렇게 바쁘기만 하고 버는 건 비슷하지" 했죠.
문제는 제가 관리를 직접 다 받는다는 거였어요
임차인 전화를 제가 받고, 민원을 제가 메모하고, 관리비 고지서를 제가 챙기고. 이걸 다 제 손으로 하니까 중개할 시간이 안 나는 거였어요.
이 잔일들이 꼭 저를 거쳐야만 하는 일이었나, 생각해보니 아니더라고요. 전화 접수나 고지서 발송 같은 건 굳이 제가 안 받아도 되는 일이었어요. 근데 그동안은 받을 사람이 저밖에 없으니까 다 제가 한 거고요.
본문 이미지
요즘 알아보고 있는 것
요즘은 이런 관리 잔일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임차인 전화를 알아서 접수하고, 고지서도 알아서 나가고요. 중개사가 거기 매달리지 않아도 되게요.
만약 그게 된다면, 저는 관리 건물은 그대로 두면서 중개에 다시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그게 제가 원래 하고 싶었던 거고요.
혹시 저처럼 중개하면서 관리도 같이 맡고 계신 분이라면, 한 번 계산해보세요. 관리 전화 받느라 놓친 손님이 몇 명인지요. 저는 그 계산을 해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