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뽑았는데 왜 더 정신없어졌을까

사람을 뽑았는데 왜 더 정신없어졌을까

관리회사를 하면서 직원을 한 명 뽑았습니다. 일이 너무 많아서요. 혼자서는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뽑으면 좀 편해질 줄 알았어요. 근데 웃긴 게, 뽑고 나서 제가 더 바빠졌습니다.

처음 두 달은 제가 두 사람 몫을 했어요

새 직원이 왔다고 바로 일을 맡길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우리 건물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느 임차인이 좀 까다로운지, 관리비는 어떻게 계산하는지, 이걸 다 알려줘야 했어요.

근데 이게 다 제 머릿속에만 있었어요. 적어둔 게 없었거든요. 그래서 일일이 말로 설명했습니다. 제 일 하면서요.

결국 두 달 동안은 제 일도 하고, 그 친구 가르치기도 하고. 두 사람 몫을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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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쳐놨더니 실수를 하고, 그걸 또 제가 수습했어요

어느 정도 가르치고 나서 일을 맡겼는데, 당연히 실수가 나옵니다. 처음이니까요.

관리비를 잘못 계산해서 임차인한테 전화가 오고, 민원을 받았는데 저한테 전달을 안 해서 빠지고, 입금 확인을 놓쳐서 멀쩡히 낸 분한테 독촉 문자가 가고.

그러면 그거 수습하는 건 결국 제 몫이었어요. 임차인한테 사과 전화하고, 다시 계산하고. 차라리 내가 하는 게 빠르겠다 싶은 순간이 진짜 많았습니다.

혼자 할 때|사람 뽑은 후

내 일만 하면 됨|내 일 + 가르치기 + 실수 수습

머릿속에 다 있음|말로 다 옮겨야 함

빠지면 내 탓|빠져도 원인 찾기 어려움

그러다 그 직원이 그만뒀어요

1년쯤 됐을 때 그 친구가 그만뒀습니다. 개인 사정으로요. 그 순간 진짜 막막했어요.

왜냐면 그 친구가 맡던 건물들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었는지, 어디까지 처리했는지 제가 잘 몰랐거든요. 또 그 친구 머릿속에 들어가 있었던 거예요. 제 머릿속에서 그 친구 머릿속으로 옮겨갔을 뿐이었던 거죠.

새 사람 뽑아서 또 처음부터 가르쳤습니다. 똑같은 걸 반복하면서요.

그때 알았어요. 이게 사람 문제가 아니라는 걸

저는 계속 "사람을 잘못 뽑았나" 생각했어요. 근데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우리 회사 운영이 전부 사람 머릿속에 들어 있다는 거였어요. 적힌 데가 없으니까, 사람이 바뀔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거고요. 사람을 늘려도 그 사람 머릿속에 또 쌓일 뿐이고.

이런 구조면 사람을 열 명 뽑아도 똑같아요. 뽑을 때마다 제가 가르치고, 그만둘 때마다 날아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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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하면

운영이 사람 머리가 아니라 시스템에 남아 있었으면, 이 고생을 안 했을 거예요. 누가 들어와도 화면 한 번 보면 알 수 있게요. 누가 나가도 그대로 남아 있게요.

요즘은 그렇게들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걸 직원 두 번 잃고 나서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을 뽑기 전에, 그 일이 사람이 바뀌어도 남는 구조인지부터 봤어야 했어요. 지금 직원 충원을 고민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 얘기를 꼭 해드리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