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은 늘었는데 통장은 왜 그대로일까

건물은 늘었는데 통장은 왜 그대로일까

관리하는 건물이 3개에서 7개가 됐습니다. 2년 만에요. 주변에서는 "이제 좀 자리 잡았네" 하는데, 정작 저는 통장을 보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건물은 두 배가 넘게 늘었는데, 손에 남는 돈은 그대로였거든요.

처음엔 제가 돈 관리를 못 하는 줄 알았어요

매출은 분명히 늘었습니다. 관리비 받는 건물이 늘었으니까요. 근데 통장 잔고는 비슷했어요. 그래서 한동안은 "내가 어디서 돈을 새고 있나" 하면서 가계부 같은 걸 뒤졌습니다.

근데 새는 데가 없더라고요. 새는 게 아니었어요.

사람을 한 명 더 뽑았던 겁니다. 건물이 늘어서 혼자 감당이 안 되니까요. 그 월급이 딱 늘어난 매출만큼 나가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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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하나 늘 때마다 일이 하나가 아니라 열이 늘었어요

이게 진짜 신기한 거예요. 건물이 하나 늘면 일도 하나 정도 늘 줄 알았거든요. 근데 아니었습니다.

건물 하나가 들어오면 임차인이 열 명 늘고, 그 열 명이 각자 전화를 하고, 각자 입금을 하고, 각자 민원을 넣어요. 계약 만료일도 열 개가 생기고요.

"건물은 하나 늘었을 뿐인데, 일은 열 개가 늘더라고요"

혼자서는 도저히 못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뽑았어요. 근데 사람을 뽑으니까 그 사람 관리하는 일이 또 생기고, 인수인계할 게 생기고, 그 사람이 실수하면 제가 수습하고.

어느 날 계산을 해봤습니다

건물 3개일 때 제가 한 달에 일하는 시간이랑, 7개일 때 일하는 시간을 비교해봤어요. 두 배 넘게 늘었더라고요. 근데 남는 돈은 똑같고.

그러니까 저는 사실 돈을 더 버는 게 아니라, 더 바쁜 걸 사서 한 거였어요. 건물을 더 받을수록 제 시간만 갈려 나가고 있었던 겁니다.

이걸 깨달은 날, 솔직히 좀 허탈했어요. 2년을 죽어라 일했는데 결국 제자리였구나 싶어서요.

문제는 제 능력이 아니었어요

한참을 "내가 일을 못 하나" 자책했는데, 어느 순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건물 7개의 수입, 미납, 민원, 계약 만료를 사람 머리 하나로 다 들고 있으려니까 안 되는 거였어요. 그러니까 사람을 더 붙여서 머리를 늘리는 수밖에 없었던 거고요. 능력 문제가 아니라 방식의 문제였습니다.

사람을 늘려야만 건물을 더 받을 수 있는 구조. 근데 사람을 늘리면 남는 돈은 그대로인 구조. 이 안에 갇혀 있었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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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와서 드는 생각

요즘은 이런 일을 사람 머리가 아니라 시스템에 맡긴다고 하더라고요. 입금 확인이나 민원 정리, 보고서 같은 거요. 저도 뒤늦게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진작 알았으면 사람 뽑기 전에 이것부터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혹시 지금 저처럼 "건물은 느는데 왜 남는 게 없지?" 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한 번쯤 멈춰서 계산해보시길 권합니다. 건물을 더 받는 게 답이 아닐 수도 있어요. 받은 건물에서 새는 시간을 막는 게 먼저일 수 있습니다.

저는 그걸 7개가 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너무 늦지 않게 아셨으면 좋겠어요.